한국 경제에서 부동산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다.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부의 불평등·가계부채·세대 간 주거 사다리·지역 불균형까지 연결되는 핵심 변수다. 2025년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강도 높은 수요 억제와 세제 개편, 중장기 공급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출범 1년여가 지난 2026년 현재, 여론은 부정 평가가 우세하다. 한길리서치·NBS·한국갤럽 등 주요 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56~59%에 달하고, 특히 20·30대와 수도권에서 그 비율이 더 높다. 긍정 평가는 33% 안팎에 머문다. 이 여론의 찬반 구조와 그 경제적 의미를 전문가 수준에서 정리해 본다.
¹ 가계 자산: 가구가 보유한 금융자산(예금·주식 등)과 실물자산(부동산·자동차 등)의 총합.
정책의 핵심 구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첫째, 수요 억제. 2025년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고, 고가주택(15억 초과)에는 추가 축소(4억·2억)를 적용했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어 실거주 의무와 대출·세제 규제를 강화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도 종료됐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의 핵심 목표는 레버리지(차입) 기반의 매수 수요를 직접 줄이는 것이다.
의도된 결과 (정책이 유도하려는 것)
- 투기·투자 수요 억제: 집을 살 때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아 적은 자기자본으로 고가 주택을 사는 행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다주택자나 갭투자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대출 규모를 제한해 전체 가계부채를 관리할 의도로 보인다.
- 고가 주택 매수 여력 축소: 15억·25억 초과 주택에 대출 한도를 더 낮춤으로써,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 압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생각이 된다.
-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 유도: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 “투자용으로 여러 채 보유”하는 유인이 줄어들고, 실제로 거주할 사람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기를 기대.
실제로 나타나는 결과 (부작용 포함)
- 거래량 급감: 매수자들이 필요한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져 거래가 크게 줄어든다. (매수세 약화)
- 매물 잠김 현상: 팔려는 사람들도 “지금은 싸게 팔 필요 없다”며 호가를 고수하거나 매물을 거둬들여,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축소.
- 실수요자 피해: 투기꾼뿐 아니라, 진짜로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1주택 교체 수요자도 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해 매수가 어려워짐.
- 현금 부자 중심 시장: 대출이 제한되면 자기 돈이 많은 사람만 집을 사기 쉬워져,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음.
- 전월세 시장 압력: 매매가 막히면 사람들이 전세·월세로 몰리거나, 집주인이 매도 대신 임대로 전환하면서 전월세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음.
요약하면, 대출 한도 제한은 단기적으로 매수 수요를 강하게 누르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거래 동결과 실수요자 진입 장벽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그래서 “수요는 줄였는데 집값은 쉽게 안 떨어지고, 거래만 얼어붙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
둘째, 공급 확대.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호(연평균 27만 호) 착공 목표를 제시하고, 도심 공공부지·유휴부지·정비사업 신속화를 강조한다. 착공 시기를 앞당기고 PF 지연 사업 관리를 강화하는 후속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공급 확대의 의도는 명확하다. 단기 수요 억제만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주택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의 균형으로 결정된다. 대출 규제와 세금으로 매수 심리를 눌러도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서울·수도권 핵심 입지는 선호도가 높아 수요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규제의 효과가 제한적이다.
그래서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호를 착공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내놓았다. 도심 공공부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을 빠르게 진행하며, PF 자금 문제로 멈춰 있는 사업들을 다시 돌리려는 이유는 한 가지다. 실제로 시장에 집이 늘어나게 만들어서 장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수요를 누르는 동시에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키워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자체를 꺾으려는 전략이다.
¹ PF 자금: 특정 부동산 개발 사업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조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셋째, 세제 개편. 2026년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상징적이다.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에서 14억으로 올려 시가 약 20억 원 이하를 사실상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시가 30억 원 이하에서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은 기본공제를 9억으로 낮추고, 초고가(시가 40억 이상)와 다주택·비거주에 대해서는 세율 인상,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60%→70%), 세부담 상한 확대(150%→200%)를 적용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고, 고가 주택에는 공제 한도를 둔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세금이 아니라 거래 정상화와 거주 중심 시장 정착”이라고 설명한다.
세제 개편의 표면적 설명은 “거주 중심 시장 정착”과 “거래 정상화”다. 그러나 구조를 보면 숨겨진 의도는 더 분명하다.
핵심은 부동산의 기대수익률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실거주 1주택(특히 시가 30억 이하)은 보호하면서, 비거주·다주택·초고가 주택에는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동시에 키운다. 이렇게 하면 투자 목적으로 집을 들고 있는 사람의 기회비용이 크게 올라간다. 결국 “집을 사서 오래 들고 있으면 돈이 된다”는 기대를 꺾으려는 설계다.
동시에 매물 출회를 유도한다. 비거주자와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집을 팔게 만들면, 단기적으로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정부가 직접 집을 짓는 것보다 빠른 ‘강제 공급’ 수단이다.
‘똘똘한 한 채’ 현상도 겨냥한다. 과거에는 다주택 규제만 강화하다 보니 사람들이 고가 1주택으로 몰렸다. 이번에는 초고가 1주택까지 세율을 올리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를 둬서, 고가 한 채만 들고 있는 전략도 유리하지 않게 만든다.
정리하면, 이 세제 개편의 진짜 목표는 세수 확보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의 수익성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다. 집은 거주 수단이지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원칙을 세금으로 강제하는 장치다.
¹ 종부세 기본공제: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서 빼주는 일정 금액.
² 공시가격: 정부가 매년 공식적으로 고시하는 부동산의 기준 가격.
³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에 곱해 실제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예: 60%→70%).
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집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소득세에서 일정 비율을 깎아주는 제도.
이 정책 조합은 문재인 정부의 규제 중심과 윤석열 정부의 완화 기조를 모두 비판하며 “투기 기대수익률을 구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다.
찬성 여론의 논리: 투기 억제와 자본 배분의 정상화
찬성 측은 정책의 원칙성과 장기 효과를 강조한다.
- 부동산 불로소득이 자산 불평등과 청년 좌절의 핵심 원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등 일부 경제학자는 “다주택·초고가 보유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보유세 강화는 이론적으로 자산의 기회비용을 높여 투기 수요를 줄이고, 생산적 부문으로 자본을 이동시키는 효과가 있다.
- 실거주 1주택 보호와 고가·비거주 차별화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고, 주거용과 투자용을 분리하려는 시도로 긍정 평가된다. 공급 계획의 구체성(도심 공공부지, 착공 시간표)도 과거 추상적 공약과 다르다는 점이 지지 근거다.
- 경제적 관점에서는 수요 억제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꺾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대출 한도와 토허제는 레버리지 기반 투기를 차단하고, 세제 개편은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를 거주 중심으로 바꿔 시장 왜곡을 줄이려는 것이다.
찬성 여론은 주로 호남권·민주당 지지층·정책의 이념적 방향성에 공감하는 층에서 나타난다. “집값 자체를 억지로 낮추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 수요·공급을 정상화한다”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이들에게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반대 여론의 논리: 체감 효과 부족과 부작용의 현실
반대 여론이 더 큰 이유는 단기 성과의 부재와 실수요자 피해에 있다.
- 집값 동향이 핵심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조사 기관에 따라 8~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핵심 입지(강남·한강벨트·일부 비강남)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책이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 1위가 ‘집값 상승 억제 실패’인 경우가 많다.
- 거래 동결과 매물 잠김, 전월세 시장 불안이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대출 한도와 토허제는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까지 제한하고, 매도자들은 호가를 고수하며 거래가 줄어든다. 공급이 즉각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 억제만으로는 가격 하방 압력이 약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규제의 역설’로 부른다. 거래 비용이 높아지면 매물이 잠기고, 선호 지역의 희소성이 더 부각된다.
- 청년·실수요자 피해가 특히 크다. 20·30대 부정 평가가 66~70%에 달하는 것은 대출 규제와 높은 진입 장벽이 주거 사다리를 더 멀게 만든다는 체감 때문이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던 공약과 실제 세제·대출 강화 사이의 괴리도 신뢰 하락 요인이다.
- 경제적 비판의 핵심은 공급 탄력성과 정책 일관성이다. 주택 공급은 인허가·착공·입주까지 시차가 길고, 도심 정비사업은 여전히 지연 요인이 많다. 보유세 인상은 이론적으로 자본화(capitalization) 효과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매도 유인이 약하고 거래 비용을 높여 유동성을 떨어뜨린다. 양도세·보유세 동시 강화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의도지만, 실제로는 ‘팔지 않고 버티는’ 행태를 강화할 수 있다.
반대 여론은 수도권·보수 성향·무당층에서 두드러지며, 대출 규제 완화 요구가 55%에 달할 정도로 실수요자 금융 접근성 개선을 강하게 원한다.
경제적 균형점과 시사점
찬반 여론의 대립은 결국 시간 지평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찬성 측은 구조적 왜곡(투기 기대, 불로소득, 불평등)을 교정하는 장기 과제로 보고, 반대 측은 현재의 가격 신호와 거래 비용, 실수요자 고통을 우선시한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은 수요가 비탄력적이고 공급이 단기적으로 매우 비탄력적인 전형적 시장이다. 수요 억제만으로는 가격 안정을 지속하기 어렵고, 공급이 실제로 시장에 풀리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세제는 강력한 신호 수단이지만, 과도한 차별화나 급격한 인상은 거래 위축과 조세 회피 행동을 유발한다. 과거 정부의 경험이 보여주듯, 규제와 완화를 반복하면 정책 불확실성 자체가 프리미엄을 만든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거주 중심’이라는 명확한 원칙을 세웠다는 점에서 이전과 차별화된다. 그러나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울어진 것은, 원칙이 시장 참여자의 기대와 행동을 실제로 바꾸지 못했고, 단기 부작용이 먼저 체감됐기 때문이다. 경제 공부의 관점에서 이 사례는 다음을 가르친다.
- 가격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수급 불균형을 알리는 신호다.
-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는 동시에 설계돼야 하며, 공급의 ‘시간표’가 신뢰성을 가져야 한다.
- 세제는 형평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며, 실수요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급격하면 부작용이 커진다.
- 정책의 성패는 최종적으로 ‘청년과 실수요자가 주거 사다리를 오를 수 있는가’로 평가된다.
현재 시점(2026년 8월)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아직 ‘시험대’에 있다. 공급이 실제로 가시화되고, 세제 개편이 거래 정상화로 이어지며,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미세 조정된다면 여론도 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부정 평가가 우세한 현실이 정책 당국자에게 가장 강력한 피드백이다. 부동산 정책은 결국 경제 전체의 자본 배분과 세대 간 공정성을 좌우한다. 여론의 찬반을 단순한 정치적 대립이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과 정책 설계의 정교함을 검증하는 바로미터로 읽는 것이 경제를 공부하는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여론조사 (부정 평가 56~59%)
- 한길리서치 (쿠키뉴스 의뢰, 부정 59.3%) https://www.imaeil.com/page/view/2026070810423305013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8580030
- NBS (전국지표조사, 부정 56%)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79782 https://www.ep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74
- 한국갤럽 관련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 상승) http://www.mediai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6695
정책 주요 내용 (수요 억제·공급·세제)
-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요약 (대출·토허제·공급) https://www.news1.kr/realestate/general/6181664
- 6·27 대출 규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56722073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30509
- 수도권 135만 호 공급 계획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30278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02840
- 2026년 8월 세제개편안 (종부세 기본공제·공정시장가액비율·장특공제 등)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80314190003047 https://www.ajunews.com/view/20260803090837128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9278 https://www.yna.co.kr/view/AKR20260803075300002
집값 동향·부작용 관련
-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8~15%대 언급) https://www.ajunews.com/view/20260629150821086 https://www.alpha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1633
- 규제 역설·거래 동결·전월세 불안 분석 https://v.daum.net/v/20251218152844653
전문가·찬반 논리 관련
- 이준구 교수 등 찬성 측 발언 https://www.imaeil.com/page/view/2026020518393411347
- 공급·세제 방향에 대한 전문가 진단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59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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